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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이란, 1979년 11월
때는 1979년 11월, 이란에는 친미 정권을 유지하는 팔라비 왕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란 국민들이 팔라비 왕조와 미국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쌓여가던 중이었습니다. 팔라비 왕조 아래 올바른 정치, 경제 성장이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부정부패가 성행했고, 1960년부터 계속된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있었지만 줄곧 정권의 유혈사태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리자 팔레비를 '샤'로 앉힌 팔레비 왕조는 사치가 극에 달했고, 비밀 경찰로 억압과 공포 정권을 지속하였습니다. 아내는 우유로 목욕을 했고, 샤는 파리에서 점심을 공수했습니다. 국민은 굶주리고 있었음에도 지속되어 국민들의 울분이 쌓이던 차에, 샤의 서구화 정책은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1979년 1월 샤는 이란 국민에 의해 몰아내지고 추방됐던 성직자 호메이니가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이 정치적 큰 혼돈을 야기하게 됩니다. 샤는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으로 망명하자 이란 국민은 샤를 이란에서 재판시키기 위해 샤를 내놓으라는 시위를 미국 대사관에서 거세게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아르고'의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의 초읽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목숨을 건 7인의 이란 탈출
하루가 다르게 거세지는 이란 국민들의 시위속에 결국 성난 국민들은 미국 대사관을 무단으로 침입, 점령하면서 수많은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잡게 됩니다. 대사관을 지키는 해병대가 있었으나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대부분의 대사관 직원들은 인질로 잡히며 이는 전 세계 언론에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대사관 직원들은 여러 방면으로 유용한 가치가 있는 인질이었기때문에 비록 위협은 당해도 목숨을 보장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대사관 점령 사태 속에서 탈출에 성공했던 6명의 행방이었습니다. 점령 사태 직후에는 이란 시위대, 혁명정부에서 그들의 존재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었습니다.
대사관 직원들의 신변 자체를 보호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 상황에는 호메이니조차 그들을 보호해야 하며, 스파이가 아니라 설득해도, 시위대는 대사관 직원, 외교관까지 전부 '스파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이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미국인들을 죽임으로서 이란인들의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라는 과격한 주장을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성난 군중 속에 탈출한 6명이 잡히게 된다면, 더더욱 '미국 스파이'라는 구실이 생겨 시위대에서 즉결 처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미 본토에도 이 사실은 연일 뉴스에 나오며 핫 이슈가 되었고, CIA에는 그들을 비밀리에 구출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모색하게 됩니다. 실제로 외국인 교사로 위장하거나, 검문소는 자동차만 검문하기 때문에 500km 거리에 있는 터키 국경까지 자전거를 타고 탈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었습니다. 이때 CIA의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스(벤 애플렉)이 기존의 방법이 너무 성공확률이 낮고 불가능함을 지적하고 이란의 사막 지대라는 지리적 특성을 잘 활용해 탈출한 6명을 영화 제작팀원으로 위장, 이란을 탈출시키려는 작전을 계획하게 됩니다. 이란 시위혁명대를 현지에서 완벽히 속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스케일은 점점 커졌고, 할리우드에서 여러 검토를 끝낸 뒤 '아르고'라는 SF영화 촬영 준비를 결정, 실제 배우들을 불러 대본 리딩을 하고 언론에 알리는 등 대대적인 준비작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정치적인 이슈 등으로 정부에서는 영화 제작팀원으로 위장, 탈출시키는 계획이 실패할 경우 생기는 영향이 부담이 되어 제때 승인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멘데스는 고심끝에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기로 결심하고 작전을 재개하게 됩니다. 이란 정부에게 공식적인 서류 등을 제출하여 현지에 도착, 캐나다 대사 관저로 탈출한 6인을 확인하고 탈출을 위한 위장 신분에 대한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캐나다 대사 관저에 머물던 그들도 몇달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란 가정부도 의심을 하게 되는 상황. 시간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언제까지고 정부의 승인을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 결국 멘데스는 우선적인 준비가 되는대로 상사에게 최대한 빠른 정부의 승인, 지원을 마지막으로 요청하고 6인과 함께 테헤란 공항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다 아는 사실, 그래서 더 돋보인 연출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은 영화 제작에 있어 큰 장단을 갖게 됩니다. 장점으로는 이미 사실이 있기때문에 대대적인 스토리의 제작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에 어긋나면, 넣지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스토리적으로 각색을 함에 있어서는 큰 제약이 따릅니다.
주어진 팩트들 안에서 제한적인 연출을 해야하는데, '아르고'는 이러한 반전없는 직선적인 스토리 속에서 상당한 극적인 긴장감과 영화적인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이는 관객들에게 큰 만족을 주었습니다.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을 수상할 정도로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에서 북미 배급, 한국에는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에서 배급하였고, 개봉일은 북미 2012년 10월 12일, 한국은 2012년 10월 31일로 타 영화들에 비해 개봉일의 간격이 상당히 양호합니다. 국내에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책정되었고, 북미에는 R등급이 책정 되었습니다. 4,45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2억 3,23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상당한 흥행을 만든 영화입니다.
2시간동안 컴팩트하고 짜임새있게 들어간 편집과 긴박한 OST, 과하지 않은 극적은 연출은 매우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런닝타임 안에 스토리 진행을 위해 인질 구출 간 도와줬던 여러 국가들 중 오직 캐나다만 도와준 것으로 묘사했고, 이는 영화적 허용을 넘는 스토리 왜곡이 되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멘데스가 모든 사건의 계획, 현장 지휘를 총괄한 핵심적인 인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한 인물의 단독 지휘로 탈출작전이 성공한 것이 아닌, 캐나다 대사 켄 테일러의 비중이 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통해서 가장 긴박했지만 또한 가장 '할리우드'적인 탈출방법을 감행하여 성공으로 이끈, 근현대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탈출작전을 영화에 잘 녹인것은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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