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웰메이드 영화 리뷰/숨막히는 전쟁영화 리뷰

폭력으로 물든 전쟁 속 1대의 전차와 5명의 인물, '퓨리'

by 부귀영화1등 2023. 11. 14.

목차

    반응형

     

     

     

     

     

     이례적인 '키 핵심장치'가 된 전쟁터 속 'M4 셔먼전차'

     

     

     수많은 전쟁 영화속에 스토리를 풀어내는 화자는 바로 '사람'입니다. 이 전쟁이 일어나는 모든 이유는 사람에 의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전쟁속에 휘말리면서 인류애, 가족,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고 사투를 벌입니다. 이러한 배경을 풀어내는 핵심 장치들이 영화들마다 크게 부각되어 있습니다. 2001년작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는 주인공이 죽음의 돌격속에서 살아남아 군에 발탁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나중에는 지인을 사냥한 독일의 파견된 저격수를 잡는 키 핵심장치로 '저격총'이 있습니다. 이 저격총은 주인공과 라이벌이 모두 공유하는 키 장치로, 영화에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주된 장치입니다. 1993년작 '쉰들러 리스트'에는 오스카 쉰들러가 수많은 사람들을 인간 사냥꾼이었던 악역으로부터 살릴 수 있었던, 그의 전재산을 바쳐 맞바꾼 그의 '리스트'가 있습니다. 2002년작 '피아니스트'에는 주인공이 가족과 함께할때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판매했던, 은신처에 숨어 영양실조, 황달이 걸렸을 때도 정신줄을 잡게 해줬던 가상속의 피아노 연주도, 캔 하나를 따기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독일군 장교에게 들켜 생사의 갈림길에서 연주하게 된 것도 피아노입니다. 실제로 살아남은 그의 인생에서도, 영화에서도 '피아노'는 실로 그의 삶을 연결해준 키 핵심장치이자, '다리'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러한 수많은 키 핵심장치들이 많은 영화에서 소개되는 가운데, 오늘 소개해드리는 영화 '퓨리'는 키 핵심 장치가 아주 대담합니다. 바로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주력전차로 활약한 'M4 셔먼 전차'입니다. 조금 더 첨언을 하자면 일반 셔먼 전차에서 대전차전의 성능 향상을 위해 상당히 개보수된 모델로, 1944년 겨울부터 유럽전선에서 널리 쓰인 모델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현대화 개보수가 이루어진 M4 셔먼은 '이지 에잇'이라고 불렸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쟁에서도 사용될만큼 상당한 신뢰성을 자랑했다고 합니다.

     

     

     

     총탄엔 강한, 그러나 포탄엔 약한 비좁은 공간

     

     다만 이러한 신뢰성 있는 모델을 키 핵심 장치로 냈다고 한 것이 아주 신선한 접근인 것은 맞지만, 어떻게 스토리에 주가 되어 풀이가 될지는 쉽게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보통 전쟁 영화에서 어느 한 전쟁 군수품이 주가 되서 스토리의 서사의 주된 역할이 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자신의 목숨과 함께한, 전선에서 '동고동락'한 특별한 존재로써 풀이한다면,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영화 속의 '퓨리' 또한 그러한 역할을 갖습니다. 영화에서 '퓨리'를 비롯한 다른 M4 셔먼들은 수많은 보병들의 목숨을 지켜주는 거대하고 든든한 기갑차량의 역할을 합니다. 독일군이 점령하여 게릴라전을 펼치는 마을을 진입하고 진압할때도, 퓨리를 필두로 한 셔먼탱크들이 있었기에 수많은 보병들이 목숨을 보전하고 진압에 성공합니다. 보병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주인공인 '퓨리'의 승무원인 돈 "워대디" 컬리어(브래드 피트), 보이드 "바이블" 스완(샤이아 라보프), 트리니 "고르도" 가르시아(마이클 페냐), 그레이디 "쿤애스" 트래비스(존 번설), 노먼 "머신" 엘리슨(로건 러먼) 역시 이러한 탱크의 듬직함을 누구보다 잘 인지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듬직함이 안중에도 없는 순간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바로 나치 독일에서 2차 세계대전 말기에 개발한 전차, 속칭 '타이거'전차 때문이였습니다.  당시 2차 세계대전은 1차 세계대전의 기술력의 잔재와 새로운 기술력 도입이라는 딜레마가 모든 국가들에게 있었습니다. 기존과 똑같은 양상의 전쟁일것이다 라는 판단이 선 수뇌부를 가진 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을때 무기, 기갑병기 등의 개발 양상을 1차 세계대전의 군수 연구의 연장선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집중했고, 계속되는 발전속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져(Game Changer)로서의 가능성이 보이는 요소가 보이고 그것이 이전까지의 전쟁의 양상과 다른 전황을 부를 것으로 판단한 수뇌부를 가진 국가들은 동시대에 시간과 예산이 더 걸리더라도 이 연구의 결과물이 나올때까지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중 일부는 걸출한 파괴력을 가져, 당시 그들과 싸우는 적군과 압도적인 교환비를 낼만큼 성과를 내는 모델들이 있었습니다. 2023년작 '오펜하이머'가 연합국과 추축국, 그리고 소련과 2차 세계대전 속에서 누가 먼저 핵폭탄의 가능성을 통해 이를 확실하게 무기화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기술력의 레이스가 펼쳐졌다면, '퓨리'에는 이미 그 완성품인 '타이거'가 등장합니다. 독일의 제식 전차로 6호 전차로 불리운 티거 전차는 모든 면에서 당시 상대 국가의 주력전차의 방호력, 화력, 기동력을 압도하는 괴물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기록을 보면 '타이거'전차가 처음 나온 1942년에는 연합군이 가진 모든 주력 전차들이 어떤 각도에 상관없이 일격에 격파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전차였습니다. 기갑전차의 연구 경쟁에 관해서 연합국들보다 선두에 선 독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차가 있다고 연합군이 진격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기존 주력전차의 개보수와 압도적인 물량으로 그들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바로 이 전황속에서 사경을 헤매는 전투를 치르는 게 '퓨리' 전차와 그 승무원들입니다.

     

     마을 점령 후 교차로를 향해 출발하는 전차 소대는 '티거' 전차의 초탄으로 후방에 있던 셔먼전차가 격파되면서 퇴로가 막힘과 함께 시작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모든 주력전차들이 일격에 파괴가 가능한 '티거'전차가 그들을 향해 조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전차장들은 후퇴를 권장하나 컬리어는 놈이 나타난 이상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티거와의 전면전을 지시합니다. 해당 전차전의 씬을 본 관객들은 탄성을 자아냅니다. 그동안 보지못했던 과감없는 전차들의 전면전이 묘사되는데, 아무리 연막탄을 쓰는 등의 전략을 활용해도 일격에 하나하나 격파되는 셔먼속에 남겨지는 '퓨리' 전차와 '티거'를 보며, 아무리 유효타를 사격해도 도탄으로 비껴가는 상황을 보며, 전쟁속에서는 삶과 죽음이 사람의 실력과 운에 달려있음을 관객도 실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티거'와의 죽음의 전투에서 이긴 '퓨리'는 전투의 여파로 통신 장치마저 고장나고 명령을 수행하기로 했던 장소인 교차로로 가지만 교차로에 매설되었던 대전차지뢰가 폭발하여 기동 불능의 상태가 됩니다. 주변 상황을 정찰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노먼은 우연히 대규모의 SS 병력이 반궤도 장갑차를 대동하고 교차로로 가고 있는것을 발견합니다. 티거 전차와의 전투에서 기적적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그들앞에 다시한번 절망적인 숫자의 병력이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발 후퇴하자는 보이드, 그러나 컬리어 하사는 자신은 여기 혼자 남아 지킬테니 먼저 도망가라고 재촉합니다. SS군은 코앞으로 진격한 상태이고, 그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전차전의 묘사, 그리고 '준비된 새로움'이 입증한 흥행

     

     탱크가 주는 무게감과 전투간의 굉음은 지금껏 그 어떤 전쟁영화에서도 보지못한 전쟁 속 치열한 전투의 현장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했습니다. 보통 2차 세계대전 영화속에서 비행기, 탱크, 전함 등을 키 핵심 장치로 묘사한다면, 그것의 장대한 활약상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퓨리'에서는 당시 전쟁터에서 'M4 셔먼'이라는 전차가 가졌던 너무나도 명확한 강점과 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주인공 일행이 전차를 운용하며 가지는 생사속의 심리묘사를 처절하게 그려냅니다. 자칫하면 발전한 CG를 통해서 전쟁터의 전투장면을 그저 멋지게 그려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있을 수 있지만, 전투장면 외의 장면에는 하나하나 주인공 일행이 전쟁터였기에 가진 혼란과 분노, 공포라는 감정이 뒤섞인 에피소드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폭력적이지'라고 말한 컬리어(브래드 피트)처럼, 전쟁속에 가차없이 버무려진 폭력속에 있는 한 전차와 승무원들의 모습이 아주 사실감있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극장 개봉 이후 유이케이사가 2015년 파산하여 소니픽쳐스와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20세기 폭스영화의 블루레이, DVD 정발 배급이 안되었으나 정발 배급권을 마루기획에서 획득하여 2016년 3월 29일 DVD, 2016년 4월 21일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습니다.

     

     총 134분의 런닝타임을 가진 '퓨리'는 2013년 9월 30일부터 동년 11월 15일까지 약 2개월이 안되는 기간동안 제작되었습니다. 북미에 2014년 10월 17일에 개봉, 국내에는 2014년 11월 20일에 개봉했으며, 총 제작비용 8,000만 달러에 월드 박스오피스 흥행은 2억 1천만 달러로, 그동안 스테레오 타입화 되었던 2차 세계대전 전쟁장면의 클리셰를 깨고 새로운 현실감과 스토리를 제공한, 견고한 흥행작이 되었습니다. 북미에는 컬럼비아 픽처스가 배급, 국내에는 소니 픽처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에서 배급했으며, 북미에는 R 등급을, 국내에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