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웰메이드 미디어 리뷰/HBO '체르노빌' 깊이있게 파고들기

방사능과의 '총력전'에 진입하는 세상, 체르노빌 3화

by 부귀영화1등 2023. 9. 10.

목차

    반응형

     

     

     

    핵폭탄 다음으로, 전세계가 방사능의 공포를 알다

     

     2000년대 전후에 태어난 우리는 근현대사를 필수 과목으로 학교에서 배웁니다.

    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 이라는 여러 형태의 국가가 형성되었고, 현재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배우다보면 필연적으로 배우는 것이 바로 제 2차 세계 대전입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은 말 그대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전쟁통에 휩쓸렸으며,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주체가 되어 국가가 서로 동맹을 맺기도, 총부리를 겨누기도 했습니다. 우생학이 대두해 수많은 사람들이 죄없이 죽어가기도 했으며, 과학의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발전한 때입니다. 이 암흑의 때에 전쟁의 종전을 앞당기기도 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죽음을 온 인류가 알게 된 발견이 있었으니 이게 바로 '원자폭탄'입니다. 원자폭탄은 원자력과 물론 차이가 매우 크지만, 많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향해 2발의 핵폭탄을 쏴서 전쟁을 일찍 종전되게 만든 것은, 수많은 연구와 함께 정치적으로 결정된, 이른바 계산된 전쟁속의 결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르노빌 사고는 다릅니다. 그동안 인류가 핵실험을 하기 위해 수많은 오지, 상공, 바닷속에 핵실험을 위한 핵폭발을 행했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핵실험을 한 만큼의 위력을 가진 사고를 경험한 적은 없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는 정말 이전까지 모든 인류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적이었습니다.

     

     당시 냉전으로 미국과 소련의 국력싸움이 있던 것은, 그 두 나라의 슈퍼파워적인 파워의 인지가 전세계적으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고 이후 소련의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쵸프는 당시 소련의 우방국, 적성국들에게 전화를 하여 상황 설명,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 사고의 파괴력은 범국가적, 전세계에 영향을 주는 규모의 사고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고 이후 최근 사건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체르노빌과 체르노빌 발전소 역시 전쟁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함께 보초를 서며 더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감시를 했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 간 크고작은 이슈가 있었으나, 그 어떤 분쟁지역과 달리 전쟁중인 국가 양측에서 군인을 같은 자리에 파견해 한 지역을 지키게 한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만큼 이 체르노빌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전 세계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인 사고라 할 수 있습니다.

     

     

     

    수백만을 살린다는 믿음으로

     

     이 사고의 여파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있던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인근의 모든 국가들, 상수원을 따라 모든 근처의 강물, 심지어는 바람을 타고 아시아까지 영향을 주었고, 당시 학자들에게 적어도 수백만명의 이재민과 수십만명의 생명을 위협받는 피폭자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였습니다.

     

     이것을 막기위해, 모든 이들이 목숨걸고 체르노빌에서 작업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정말로 '목숨을 걸고 사지에서' 일한 존재들이 있습니다. 바로 광부들입니다. 이들은 여타 군인 및 공무원들과 다르게 나중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뜩이나 보호장구도 없고 열악한 의복을 벗고 알몸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앞서 2화에서는 발전소에서 자원한 용감한 3명의 이야기가 진행되며 에피소드가 마무리되어 그들의 영웅적인 용기를 극적으로 그려냈다면, 에피소드 3화에는 피폭당한자들과 더이상의 참사를 막으려는 자,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최전선에서 당시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졌던 상수도 오염을 막기위해 그려진 광부들이 있습니다. 광부들의 책임자는 레가소프와 셰르비나와의 첫 대담에도 현장의 실상을 몇번의 담론으로 간파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여러모로 관객들에게 예상외의 인상을 심어준 인물이자, 광부라는 인원들이 당시에 어떤 용기있는 일들을 했는지 보여주기 시작한 장면입니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광부들이 투입되어 만든 지하굴은 결국은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소련 전역에서 총 400여명의 광부가 체르노빌로 긴급 투입되어 땅굴을 팠고, 이것은 액체 질소 냉각기 설치를 위해 3달가량의 예상 작업시간을 넘어 무려 1달만에 땅굴 작업이 완료되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땅굴 안의 액체 질소 냉각기 설치안은 무산되었고, 그 자리는 콘크리트로 메워졌다고 합니다. 노심용융의 상수도 오염을 막기위해 진행했으나 다행히도 실제 노심용융중에 지면 불순물들과 섞여 핵분열이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핵분열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땅파는 작업은 Plan B를 위한 필수작업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소련 전역에서 소집된 400여명의 광부들 중 최소 100명 이상의 광부들이 피폭으로 인해 40세가 되기 전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 체르노빌 제작진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어 실제 에피소드에서 중요하게 다뤄줬고, 이후 제작진의 커멘터리에도 별도로 언급이 됩니다. 레가소프를 연기한 자레드 해리스도 커멘터리에서 '영웅적인 실천력'이었다고 그들을 극찬합니다. 이러한 면들을 알고 에피소드 3을 보면 더욱 더 재미있고 집중하여 볼 수 있을겁니다.

     

     

     

     '눈을 떠라, 세상아'

     

     이 에피소드 3화의 제목은 우리가 흔히 알수있는 체르노빌의 사건 기반 키워드가 아닙니다. 영문으로 'Open wide, o Earth', 한글로 직역하면 '눈을 떠라, 세상아' 입니다. 이는 동방정교회의 장례식과 관련한 기도문의 기도 내용중 일부입니다. 이는 제작진이 사고현장에서 영웅같은 진압 활동을 하며 죽어갔던 수많은 영웅들의 영혼 기리기 위해 이러한 기도문의 글귀를 에피소드의 제목으로 넣은 것입니다. 

     

     그리고 에피소드 3화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던 눈썰미 있는 관객분들이 꽤 계실겁니다. 바로 당시 과학자들을 대표한 울라나 호뮤크가 모스크바의 병원들을 다니며 생존자들의 증언과 당시 상황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에피소드 1~2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가장 침착하게 업무를 진행했고, 사고직후 더이상의 방사능 피해를 막기위해 직접 밸브를 잠궜던 '아키모프'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아키모프는 당시 사고를 내게 만든 댜틀로프의 지시에서 아찔한 불가능한 업무 지시의 줄다리기 속에서 댜틀로프의 부당한 지시를 그나마 가장 합리적이고 침착하게 할말을 다 했던, 어쩌면 댜틀로프가 아키모프의 말을 받아들였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마지막까지 사고의 최후 인적 보루이기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1~2화에서 더이상의 사태의 악화를 위해 고통스러운 피폭의 죽음을 각오하고 밸브를 톱투노프와 잠궜습니다.

     

     울라나 호뮤크가 모스크바 병원에서 당시 생존자들을 인터뷰할때, 주요인물들을 한번씩 다 거쳐가며 드라마 내에서는 모두의 얼굴, 몸상태 등을 직, 간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키모프는 얼굴은 나오지 않습니다. 인터뷰하는 내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울라나의 얼굴 묘사를 통해 그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했고, 이후 아키모프의 얼굴은 완전히 녹아내렸다는 간접적인 표현이 있습니다. 이는 실제 제작진들이 의도한 것이고, 아키모프의 피복된 모습을 포커스한 씬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신, 제작진은 당시 소방관이었던 이그나텐코의 피폭된 상황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상황을 더 면밀하게 촬영했습니다.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얼마나 심각하게 그의 몸이 제 형태를 잃어버리는지를 아내와 함께 있는 모습 속에서 더 면밀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 검토하던 HBO측에서는 이러한 방사능 피폭이 너무 자세하게 그려진 묘사는 최종 컷에 넣지 않을 것을 권장했고, 제작진도 실제 피폭 피해자들이 견뎠던 모습들을 드라마에서 관객들을 향해 공포를 하나의 관람 요소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논의 끝에 결국 많은 촬영분들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심사숙고하여 살아남은 몇개의 컷이 이그나텐코의 피폭모습과 죽음까지의 모습을 담고있습니다. 하지만 그 짤막한 씬들에서도 ,피폭당한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당시 피폭의 고통을 느낀것임을 보여주고 있어,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반응형